맨틀 물질이 녹아 마그마가 형성되고, 분화한 마그마가 지표에 축적되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대륙이 서서히 성장해왔다. 이런 마그마의 분화는 지구 내부의 열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대륙지각은 지구 내부가 분화해 생긴 것이다. 분화한 균질한 조성이 다른 영역으로 나뉘는 과정을 말한다. 즉 맨틀이 화학적으로 분화해 상부 맨틀과 지각이 형성되었다. 희토류원소 등 이온 반지름이 큰 미량원소의 존재도를 보면, 대륙 지각과 상부 맨틀을 구성하는 감람암은 상보 관계를 이루는데, 이는 상부 맨틀 물질이 분화해 대륙지각이 형성되었음을 말한다. 즉 상부 맨틀은 대륙지각을 형성하고 남은 찌꺼기 같은 것이다. 맨틀의 분화를 살펴보면 먼저 중앙해령에서 현무암질의 해양지각이 생기고, 그 아래에 현무암질 마그마가 짜내어져 암석권이 생긴다. 해양지각은 섭입대에서 맨틀로 기어들어가고, 나아가 분화가 진행된 안산암질이나 화강암질 마그마의 생성에 관여한다. 녹아 남은 성분은 찌꺼기로서 원소 존재도 패턴을 갖춘 채 섭입하여 맨틀을 구성하는 물질과 혼합된다. 섭입한 해양지각은 그대로 맨틀 최심부까지 섭입하여 새로운 맨틀 플룸으로서 마그마를 공급하는 원천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맨틀의 융해에 따른 분화는 판 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그 원동력은 맨틀의 대류 운동이다. 즉 지구 내부에 열원이 있으며, 그 열에너지가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 과정에서 지구 내부에 운동을 촉발해 물질의 분화가 일어난다. 그 열원은 지구 형성기에 지구 내부에 담긴 열에너지와 우라늄, 토륨, 칼륨 등의 방사성원소가 붕괴할 때 방출하는 에너지이다. 방사성원소에는 반감기라는 시간 길이의 경과에 따라 존재하는 정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성질이 있으므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방사성원소는 더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발열량도 컸던 셈이다. 즉 지구 내부의 열원이 줄어들어 내부가 식는 과정에서 맨틀이 분화해 대륙이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지구의 형성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지구 내부의 열 수지나 온도 구조의 변천을 지구의 열 역사라고 한다. 지구의 열 역사 연구에서는 지구 내부의 온도 변천을 열전달 방식을 기술하는 열전도 방정식으로 푼다. 지구가 탄생했을 무렵에는 중심의 금속 핵은 녹아 있는 상태였고, 지구 내부가 냉각되는 도중에 내핵이 굳어졌다. 그리고 지구 내부의 온도는 서서히 내려가 오늘날에 이르렀다. 하지만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의 경계에서 광물의 결정구조가 변화하는 상변화를 고려하면, 맨틀의 혼합이 간헐적으로 발생해 일시적으로 상부 맨틀의 온도가 올라가 펄스가 되풀이된다는 계산 결과도 나와 있다. 660킬로미터의 불연속면을 고려하면 이 불연속면이 방벽이 되어 대류가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로 각각 독립하여 대류 운동을 하는 시기와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이 대규모로 혼합되는 시기가 나타난다. 맨틀이 대규모로 혼합되면, 상부 맨틀의 온도는 급상승하고 하부 맨틀의 온도는 내려간다.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의 혼합은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들은 지구가 탄생하고 나서 현재까지 약 46억 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을 알고 있다. 1년은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므로, 그동안 지구는 태양 둘레를 46억 회 공전한 셈이다. 그러나 과학 발달의 역사, 즉 과학사를 살펴보면 지구의 나이에 관한 견해도 시대와 더불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지구의 나이를 밝히려고 시도한 최초의 인물은 스코틀랜드의 어셔 대주교이다. 열렬한 그리스도교 신자였던 어셔는 창세기에 기술된 내용을 바탕으로 신이 천지창조를 마친 날부터 현재까지의 일수를 계산해 지구 탄생 시기는 기원전 4004년이라고 하였다. 즉 지구가 탄생하고 나서 아직 500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조르주 뷔퐁이라는 박물학자는 쇠공의 냉각 속도를 근거로 지구의 나이가 10만 년 정도라고 짐작했다. 18세기 들어 과학적인 자연 탐구가 싹트면서, 이런 그리스도교적인 자연관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에든버러에서 활약한 제임스 허턴은 그런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나란히 솟은 영국의 산들에서 볼 수 있는 침식 지형이나, 옛날 해저에 퇴적한 지층이 지금 험준한 산의 경사면에 노출된 사실을 근거로 지구의 나이가 훨씬 오래된 것으로 파악했다. 진화론을 부르짖은 찰스 다윈도 생물이 진화하려면 상당히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구의 나이를 추정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열역학을 확립한 켈빈 경은 흐물흐물 녹은 지구가 식어서 굳어 지금의 지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고, 지구의 나이를 2000만 년이라고 주장했다. 그랜드캐니언과 같은 협곡에 노출된 지층의 두께를 연 단위로 쌓이는 지층의 두께로 나누면 지구의 역사가 최소한 1억 년보다 길다는 계산도 있었으며, 또 하천에서 염분이 서서히 흘러들어 바닷물의 염분이 진해진 것을 이용해 지구의 나이를 계산하기도 했다. 19세기에 방사선이나 방사성원소가 발견되자 방사성원소가 붕괴하는 속도를 이용해 지구의 연령과 지질시대의 길이를 추정했다. 이런 방법으로 지구의 연령을 측정하려면, 지구가 생겼을 때 형성된 암석 시료를 확보해야 한다. 현대의 태양계 형성론에 따르면 지구는 미행성의 집적으로 생겼다고 한다. 소행성대에 있는 다수의 소행성은 행성이 될 뻔한 미행성의 흔적이거나 큰 천체가 충돌하여 파괴되어 흩날린 파편이라는 견해가 있다. 만약 소행성이 미행성의 흔적이고, 태양계 형성기부터 현재까지 가열되었거나 온도가 상승하여 녹는다면 소행성을 구성하는 암석은 지구나 행성의 형성 연대를 추정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우리 인류는 소행성에서 시료를 가지고 오는 데 성공한 적이 거의 없다. 만약 지구에 떨어진 운석이 소행성대나 행성 간 공간을 떠다닌 미행성의 파편이라면, 태양계 형성의 수수께끼를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제까지 수많은 운석의 절대연대를 측정했는데, 대부분의 운석이 45억에서 46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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