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구 시스템 자체가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지구 시스템의 변천을 특징짓는 변화에는 대륙 크기의 변화가 있다. 대륙지각은 서서히 성장해 현재의 크기가 된 것이다. 지구 내부는 성층 구조이며 표층 부분을 지각이라 한다. 그 아래 맨틀의 경계면은 지진파 속도가 불연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며, 그 특성을 발견한 유고슬라비아 지진학자의 이름을 따러 모호로비치치의 불연속면(줄여서 모호면)이라 한다. 지각은 그게 대륙지각과 해양지각으로 나뉜다. 해양지각의 두께는 약 5~10킬로미터이고, 톨레이아이트질 현무암으로 되어 있다. 해양지각의 나이는 해령 축에서 떨어진 거리에 비례한다. 해양지각은 판이 섭입되면서 맨틀로 가라앉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해양지각인 서태평양의 나이도 약 2억 년에 불과하다. 한편 대륙지각은 선캄브리아대에 안정화된 순상지나 탁상지부터 최근의 조산 운동으로 갓 생겨난 지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에 생긴 지괴의 집합체이다. 순상지는 선캄브리아대의 지층이나 암석이 변성작용을 받아 생긴 기반암류가 노출된 지역이며, 탁상지는 선캄브리아대의 기반암류 위에 그다지 변형을 받지 않은 지층이 수평으로 두껍게 퇴적된 지역이다. 캄브리아기 이후에 형성된 조산대는 선캄브리아대의 순상지나 탁상지를 에워싸듯이 분포한다. 순상지와 탁상지를 합쳐 안정지괴라고도 한다. 대륙지각은 상부 지각과 하부 지각으로 나뉘며, 상부 지각은 화강암질, 하부 지각은 현무암질의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지구에서 대륙과 해양의 면적비는 7대 3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대륙지각의 비율은 더 높았을까, 아니면 더 적었을까?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계속된 지구과학의 중요한 과제이며,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대륙지각은 항상 풍화와 침식에 노출되어 있으며 지구 형성기에는 더욱 많은 대륙지각이 존재했다는 견해와, 대륙지각은 지구 내부의 분화와 더불어 서서히 늘어나 현재의 크기에 이르렀다는 견해, 또한 대륙의 성장과 침식이나 판 운동에 의한 리사이클 균형의 결과로 현재의 크기에 이르렀다는 견해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대륙지각의 성장 역사를 밝히려는 시도가 있었다. 최근 들어 지르콘이라는 풍화에 강한 광물에 함유된 우라늄이 납으로 붕괴하는 것을 이용한 '우라늄 납 연대측정법'이 진보하여,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이 언제 생겼는지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지르콘이라는 광물의 형성 연대가 새로운 지각이 형성된 시기를 보여주고 있다면, 지르콘을 사용한 연대 측정치의 빈도 분포가 대륙의 형성 시기를 나타낸다고 간주할 수 있다. 지르콘을 함유한 암석은 어느 시대의 지층에나 구석구석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27억 년 전 무렵과 19억 년에서 18억 년 전 무렵에 형성된 지층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그림 2-26의 N&D나 P&A 곡선을 뒷받침한다. 즉 대륙의 성장은 몇몇 시기에 급격하게 일어난 셈이다. 지구 중심부에 철로 이루어진 핵(코어)이 존재할 가능성은 19세기 말에 시사되었다. 독일의 지구물리학자 에밀 비헤르트는 지구의 평균 밀도가 5.5g/cm^3인 것을 통해 중심에 밀도가 큰 물질이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이미 철 운석의 존재가 알려져 있었으므로, 중심핵은 철 운석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20세기 초에 지진파의 전달 방법을 이용해 핵의 존재가 드러났다. 1906년 리처드 올댐이라는 지진학자가 최초로 핵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베노 구텐베르크는 지진파의 주시를 그래프로 나타내고, 중심핵의 표면이 지표에서 2900킬로미터 깊이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르면 외핵은 액체로 되어 있으며, P파(종파)의 속도가 하부 맨틀보다 느리고 , S파(횡파)는 전해지지 않는다. 액체 상태의 외핵으로 인해 S파가 전해지지 않는 영역을 암영대라 한다. 핵은 액체 상태의 외핵과 고체 상태의 내핵으로 나뉘며, 내핵의 반지름은 1220킬로미터이다. 지구 중심부에 고체 상태의 내핵이 존재하는 것은 1936년에 덴마크의 여성 지진학자인 잉게 레만(Inge Lehmann, 1888~1993)이 밝혔다. 그녀는 유럽에서 볼 때 지구의 반대쪽에 해당하는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지진에 관한 지진계의 기록을 보고, 고체 상태의 내핵을 굴절하여 온 P파(현재는 PKIKP파라고 명명한다)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핵의 크기, 지진파의 속도, 밀도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게 된 것은 지구 자유 진동에 관한 연구가 왕성했던 1980년대에 들어서이다. 또한 최근에는 내핵을 통과해 오는 지진파가 북극과 남극을 잇는 경로를 통과해 오는지, 적도면 안을 통과해 오는지에 따라 속도가 다르다(이방성)는 사실도 밝혀져, 내핵은 그 성장 과정을 포함하여 많은 연구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레만은 1993년에 104세로 타계했으나, 자신이 발견한 내핵에 관한 최근의 연구 성과를 알면 놀랄 것이다. 진원 거리 103도까지는 맨틀 안으로 전해지는 P파가 오지만, 그보다 먼 곳을 향하는 지진파는 맨틀과 핵의 경계에서 굴절하여 진원 거리 143도부터 188도의 지역에 도달한다. 이들 지진파는 맨틀(P), 핵(K), 맨틀(P)의 경로를 거치므로 PKP파로 표기한다. 또한 진원 거리가 103도부터 143도인 지역에는 P파와 S파가 도달하지 않으므로 암영대라 한다. 진원에서 거의 바로 아래를 향하는 지진파는 외핵을 거친 뒤 내핵을 통과하고, 다시 외핵, 맨틀을 거치면서 지표에 도달한다. 이들 지진파는 진원 거리 110도에서 180도 지역에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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