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형성론에 따르면 형성 직후에 직구 내부는 현재와 똑같은 성층구조를 가진 행성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바다가 언제 생겼는지, 그리고 세포를 가진 최초의 생명이 언제 생겼는지는 실제로 지구에 남아 있는 암석이나 지층을 실마리로 살필 수밖에 없다. 지질학자들은 가장 오래된 지층을 찾아 전 세계의 대륙을 조사했다. 여기서는 먼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광물, 암석, 지층에 관해 살펴본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의 잭힐스라는 지역에 노출된 44.08억 년 전에 형성된 광물이다. 변성작용이 일어난 역암에서 채집했다. 그 광물은 지르콘으로, 44억 년 전에 형성된 암석이 침식에 의해 운반되어 쇄설물(자질구레한 부스러기로 이루어진 물건)로 퇴적한 것이다. 그러나 이 광물과 함께 생긴 다른 광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구화학자는 이 지르콘에 함유된 산소 동위원소비를 특정하여 이 암석이 형성되었을 때 암석과 물의 반응을 파악했다. 즉 이 지르콘을 만든 마그마는 열수 변질을 받은 현무암이 녹아 생겼다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암석은 캐나다 북서부에 있는 아카스타 편마암으로, 그것에 함유된 지르콘의 우라늄, 납 연대측정값은 40.31억 년이다. 아카스타 편마암은 불균일한 조성을 띠며, 화산암이나 퇴적암이 변성작용을 받아 생긴 것으로 추측한다. 대륙지각의 단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암석체 모양이나 층상 지각으로는 그린란드 서부 이수아 지역의 표성암이나 이차크 편마암 복합체가 있으며, 이들의 연대측정값은 38억 년 정도이다. 이처럼 현재 지각에 남아 있는 원시지구의 지층이나 암석은 가장 오래된 것이라도 40억 년 전의 것이며, 지구가 형성되고 나서 최초의 6억 년에 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지구 형성기에 지구 내부의 온도가 높고 맨틀 대류가 활발해, 형성된 지각이 다시 맨틀로 재활용되면서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40억 년에서 39억 년 전 무렵에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와 심하게 원시지각을 모조리 파괴한 것도 한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구 형성기부터 40억 년 전까지 물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시대를 명왕대(Hedean)라고도 하지만, 정식 명칭은 아니다. 지구 형성기에 생긴 지각의 조성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그 지각은 어떻게 생겼을까? 원시지각의 화학 조성은 지각 형성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원시지각의 조성과 관련해서는 화강암질, 안산암질, 현무암질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원시지각이 화강암질이었다는 설은 형성기에 지구 내부가 대규모로 녹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둔다. 맨틀이 소규모로 녹아 생긴 마그마는 분화되었을 것이며, 분화가 진행된 마그마는 안산암질이나 화강암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설은 미행성의 집적으로 방출된 열에너지로 대규모의 마그마 바다가 형성되었다는 견해와 모순되어 현재는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한다. 원시지구의 상태를 지구의 형제라고 할 수 있는 지구형 행성이나 달의 초기 역사에서 추리하려 한 이들은 달의 고지와 마찬가지로 원시지구의 지각이 장석이 풍부한 사장암(anorthosite)이었다고 했다. 이 견해는 마그마의 바다에서 지각이 분화했다는 것으로, 태양계 형성론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지구에는 물이 존재하므로, 지구의 원시지각은 물이 없는 환경에서 대규모로 분화해 생긴 달의 지각과는 달랐을 것이다. 현재 많은 지지를 받는 가설은 원시지각이 현무암질이었다는 것이다. 맨틀이 대규모로 녹아 마그마의 바다가 형성되고, 마그마의 바다가 식으면서 두꺼운 현무암질 지각이 분화했다는 것이다. 이 설은 실제로 원시지각에 현무암이나 현무암에서 유래한 퇴적암이 있는 점, 변성 정도가 높은 지각에 함유된 편마암이 현무암이나 퇴적암의 기원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견해로 간주된다. 지구 탄생부터 40억 년 전까지의 초기 6억 년 동안의 기록은 지구의 암석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지구 표면에는 기록이 없으나 지구를 선회하는 달 또는 금성이나 화성 등의 지구형 행성 표면은 이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탐구할 재료를 제공한다. 지구형 행성의 표면 지형이나 내부 구조 등을 비교해 태양계 초기의 역사를 해독하려는 연구는 비교행성학의 중요한 연구 과제이다. 천체망원경으로 달의 표면을 관찰하면 무수한 크레이터로 덮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레이터가 빈틈없이 생긴 지역은 짙은 회색으로 보이며, 고지라고 한다. 고지로 둘러싸인 것처럼 분포하며 검은빛을 띠는 지역은 바다라고 한다. 바다 부분은 비교적 매끄러우며, 크레이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색의 차이는 노출된 암석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고지는 사장암질, 바다는 현무암질로 이루어져 있다. 바다 지역을 상세히 관찰하면 위난의 바다, 감로주의 바다, 평온의 바다, 습기의 바다와 같이 모양이 거의 원형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거대한 천체의 충돌로 생긴 저지대이며 분지라고 한다. 천체의 충돌로 달의 지각이 깊이 파이고, 충돌로 방출된 열에너지가 더해져 달의 맨틀이 융해하고, 현무암질의 마그마가 대량으로 흘러나와 생긴 것이 바다 부분이다. 달의 지질을 연구하는 행성과학자들은 월면의 여러 지역에서 크레이터의 밀도를 측정해 월면의 상대적인 연대 관계를 조사했다. 이러한 연구는 차체의 손상이나 움푹 들어간 부분의 수로 자동차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알아내려는 것과 같다. 거대한 분지 가운데 가장 최근에 생긴 것은 동쪽의 바다와 달의 북반구에 펼쳐진 비의 바다이다. 분지의 가장자리가 비교적 뚜렷한 것은 위난의 바다, 평온의 바다, 습기의 바다 순이다.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고요의 바다는 이들보다 먼저 형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사실을 충돌로 흩날린 물질이 오래된 분지의 표면을 덮고 있는지 어떤지를 조사해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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