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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

대양저확대설과 판구조론의 태동

by pfen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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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문을 풀 실마리는 1950년대에 급속하게 진전된 해저 지형 연구에서 얻을 수 있었다. 대서양이나 태평양에는 중추부에 거대한 해저 산맥(중앙해령)이 있으며, 그 산꼭대기에는 거대한 해저 계곡(열곡)이 발달해 있다. 맨틀(지각과 핵 사이)에서 이 거대한 해령을 향해 상승류가 발생하며, 해양지각은 주향 이동하여 해구에서 맨틀로 잠입하는 것은 아닐까? 해양 물리학자인 해리 해먼드 헤스는 이런 견해를 1962년에 논문으로 발표했으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했는지 논문 제목에 '지구의 시'라는 말을 사용해 대양저확대설을 제창했다. 이 논문이 발표된 후 얼마 되지 않아, 1950년대에 개발된 새로운 자력계 덕분에 해양의 지구자기 강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됐으며, 그 결과 대양저에 지구자기의 줄무늬 모양이 있음을 밝혔다. 지구자기의 줄무늬 모양은 대양저에 가로놓인 거대한 산맥인 중앙해령을 따라 해양지각을 구성하는 현무암이 정상과 역전의 순으로 번갈아 자기를 띠고 있다. 1963년 영국의 지구물리학자 프레더릭 바인과 드러먼드 매튜스는 로버트 싱클레어 디츠와 헤스가 제창한 대양저확대설에 따라 지구자기마당이 역전을 거듭해왔다고 가정하면 지구자기의 줄무늬 모양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견해를 제창했다. 이것이 지구자기역전설이다. 얼마 후 육상에서 실행한 암석자기 연구에서는 지구자기마당의 극성이 정상과 역전 두 가지 상태로 번갈아 바뀌어 왔음이 실증되어 바인과 매튜스의 가설을 뒷받침했다. 또한 그 후에 레이캬네스 해령에서 발견된 지구자기 줄무늬의 대칭성은 그들의 견해를 뒷받침했고, 판구조론의 확립으로 이어졌다. 판은 하나의 강체로서 움직이지만, 판의 경계 부분은 판끼리 상대 운동을 통해 유발되는 특징적인 지질 현상을 보인다. 여기서 판이 강체적이라는 것은 판이 한 장의 널빤지 같은 것이며, 판 내부에서는 변형이 일어나지 않고 파괴나 변형과 같은 변동은 판 경계에서만 일어난다는 말이다. 이것은 판 경계에서 지진이 많이 일어나며, 활화산이 띠 모양으로 줄지어 있고, 지각변동이 활발하며 대지가 융기하여 조산대가 형성되는 것을 잘 설명해준다. 판의 경계는 중앙해령, 변환단층, 해구 등으로 이루어진다. 발산경계라고도 하는 중앙해령에서는 새로운 판이 형성된다. 변환단층은 보존경계라고도 한다. 변환단층과 중앙해령이 교차하는 지점을 이은 선이 전단대이다. 판을 구성하는 지구 표층의 지각과 맨틀 상부의 강체적인 층을 암석권, 그 아래의 부드럽고 유동하기 쉬운 층을 연약권이라고 한다. 판과 판이 서로 떨어지는 발산경계에서는 새로운 해양지각이 형성되어 대양저가 확대된다. 또 판과 판이 충돌하는 장소인 수렴경계에서는 판이 섭입 하여 호상 열도가 형성되거나, 대륙이 충돌하면 히말라야처럼 조산대가 형성된다. 또한 판과 판이 스치듯이 어긋나는 장소인 변환단층에서는 주향 이동 운동이 일어난다. 판 경계에서는 지진이 발생하거나 활화산이 띠 모양으로 배열된 것이 특징이다. 판구조론이라는 개념이 확립되기 직전 지구과학계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되었고, 새로운 연구 방법에 따라 많은 데이터가 도출되었다. 아이디어 가운데는 틀린 견해도 있었으며, 서로 모순되는 데이터도 있었다. 이런 혼돈스러운 상황에서 통찰력 있는 젊고 우수한 학자가 많이 나타나 새로운 지구관을 구축해 나갔다. 각지에 노출된 지층이나 암석이 판 운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명확히 밝히지 못한 가운데 지질학자들 중 판구조론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판구조론을 바탕으로 일본 열도의 지질구조를 재검토하는 가운데 부가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다. 그것은 대양저가 탄생해 소멸하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앙해령에서 탄생한 해양지각은 대양저를 주향 이동하듯 중앙해령에서 멀어져 나가 마침내 해구에 도달해 맨틀로 기어들어간다. 즉 대양저의 나이는 중앙해령에 가까울수록 젊고, 해구에 가까울수록 많아지는 셈이다. 그림 1-12는 대양저가 형성된 연대를 패턴으로 나타낸 것이다. 해양지각에는 퇴적물이 서서히 축적되는데, 대양저가 형성된 지 오래될수록 퇴적물은 두꺼워진다. 중앙해령이 대양 한가운데 있는 경우에는 원양성퇴적물로 부드러운 진흙이나 탄산염으로 구성되지만, 해구에 가까우면 육지에서 온 사암이나 이암이 많다. 이와 같이 해양지각을 비롯한 해양판이 생성돼서 섭입되는 동안에 그 위에 지층이 퇴적되는 방법을 해양판층서라고 한다. 중앙해령 부근에서 형성되는 해양판 위의 지층은 현무암과 열수분출구의 침전물로 이루어지지만, 중앙해령에서 멀어지면 처트나 석회질 연니 등이 퇴적된다. 그 두께는 시간이 지나면서 두꺼워진다. 해구에 가까우면 육지에서 온 사암이나 역암 등의 퇴적물이 두꺼워진다. 이들은 새륙사면의 사태로 인해 생겨나기도 한다(터비다이트). 대양저에 해산이 형성되면 그 꼭대기 부분에 석회암질의 암초(리프)가 형성되기도 한다. 대양저에 퇴적한 지층은 판이 섭입할 때 맨틀로 기어들어가지만 일부는 떨어져 나와 육지 쪽 판에 붙는다. 이렇게 생긴 지질체를 부가체라고 한다. 시코쿠 앞바다의 해저에는 필리핀 해양판이 섭입할 때 생긴 부가체가 형성된다. 일본 서남부에 분포하는 고생대층과 중생대층은 중생대에 일본열도에 섭입한 해양판이 운반한 것으로 쥐라기 부가체라고도 한다. 쥐라기 부가체를 구성하는 암석은 대양저의 현무암, 처트, 석회암, 사암이나 이암 등이다. 현재 오래된 대륙지각 안에 있는 조산대를 해부해 보면, 역단층으로 구분되는 해양판층서에서 특징정으로 나타나는 지층의 겹친 모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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