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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

서브시스템 그리고 대기와 해양의 변동

by pfen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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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 변동의 작용 원리를 알아내려면 지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 그림 2-1이 지구 시스템의 개념도이다. 지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간주하고, 그 변동을 연구하는 학문을 지구 시스템 과학이라고 한다. 이런 견해는 지구의 여러 부분이 모여 전체로서 지구환경이라는 하나의 총체를 이룬다는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서 지구를 구성하는 '부분'이란 지구 내부를 구성하는 지각, 상부 맨틀, 하부 맨틀, 액체 외핵, 고체 내핵, 지구 표층의 대기, 해양, 강수, 설빙, 생물권, 나아가 지구 대기인 대류권, 성층권, 또 그 상공에서 우주 공간까지 펼쳐지는 전리권, 열권과 그것들을 에워싸는 지구자기권을 가리킨다. 이런 각각의 부분을 지구 시스템을 구성하는 서브시스템이라 한다. 서브시스템은 고유의 크기를 가지며 각각 다른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거기서 발생하는 변동도 짧은 시간 규모에서 긴 시간 규모까지 걸쳐 있다. 앞서 살펴본 그림 1-31에 지구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변동의 시간 및 공간 규모가 나타나 있다. 예컨대 지구자기권에서는 다양한 시간 규모로 지구자기마당 세기의 변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원인은 지구 외핵의 다이너모 작용으로 생기는 지구 내부 자기마당과 태양 자기마당의 상호작용이다. 지구자기마당 변동에서 시간 규모가 긴 변동은 외핵의 대류 운동이나 다이너모 작용의 시간 변동에 따른 것이지만, 그런 변동에는 지구의 자전, 맨틀의 대류 운동도 관여할 것이다. 즉 지구 내부에 기인하는 자기마당 변동의 시간 규모는 외핵이나 맨틀의 전기전도도, 점성률 등에 좌우된다. 한편 맨틀 내부의 대류 운동은 지구 내부에 존재하는 우라늄이나 토륨, 칼륨과 같은 방사성 원소의 존재도, 맨틀의 점성률, 상부 맨틀에 존재하는 지진파 속도의 불연속면을 만드는 맨틀 구성 광물의 상변화 등에 영향을 받는다. 맨틀 대륙에서 돌발적으로 대규모의 상승류(맨틀 플룸)가 발생하면, 지표에서 화산활동이 활발해지며 휘날리는 화산재나 화산가스에 의해 기후 변동이 일어난다. 이처럼 지구환경 변동은 지구를 구성하는 서브시스템에서 일어나는 고유의 변동이 서브시스템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다른 변동과 서로 관계하여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지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지구환경의 변동을 하나의 원인으로 특정 지으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구 시스템 변동을 촉진하는 에너지에는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와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두 종류가 있다. 태양에서 지표에 이르는 에너지는 1제곱미터당 1380와트인 데 비해 지각 열유동량으로서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단위면적당 60 밀리와트로서,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가 압도적으로 크다.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는 지구가 구형인 것과 지축이 약 23도 기울어 있는 것 때문에 대기나 해양의 순환을 일으켜, 지구환경의 변동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림 2-2는 지표가 받아들이는 에너지를 위도의 함수로 나타낸 것이다. 이 그림을 보면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 가운데 많은 부분을 열대 및 아열대의 저위도 지역에서 흡수하며, 에너지 수지로 보면 들어오는 것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고위도 지역에서는 태양에서 직접 받는 에너지는 적고, 대기나 해양의 순환으로 열을 받아들이고 있다. 즉 저위도에서 받아들인 에너지는 대기나 해양의 순환에 의해 고위도 지방으로 수송된다. 이는 열기관인 지구가 가진 중요한 성질이다. 그림 2-3은 대기 대순환 시스템을 나타낸다. 실제로 적도에서 극으로 향하는 대기의 흐름은 지구의 자전으로 코리올리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북반구에서는 흐름의 방향이 오른쪽으로 치우친다. 남반구에서는 코리올리 힘이 왼쪽 방향으로 작용한다. 지구 대기에서 대류 세포는 세 개로 나뉘어 있으며, 적도에서 상승한 대기의 흐름은 중위도에서 하강류로 바뀌고, 대기의 하층에서는 중위도에서 적도로 향하는 풍계가 생긴다. 북반구에서는 이 바람이 코리올리 힘을 받아 북동무 역풍이 된다. 이 순환을 해들리 순환(Hadley circulation)이라고 한다. 더 북쪽에 있는 중위도의 순환계는 로스비 순환(Rossby circulation(이라고 하며, 더 위에 있는 북쪽의 극역 순환은 극순환이라 불린다. 로스비 순환은 해들리 순환과 극순환과 관계하고 있으며, 온난한 기단과 한랭한 기단의 경계에 전선을 동반하는 온대성 저기압을 형성한다. 또한 로스비 순환과 극순환의 경계부 상층에는 제트기류라는 강한 서풍이 불고 있다. 저위도 지역에서 발달하는 태풍도 극역으로 열과 수증기를 수송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아시아 몬순 등의 계절풍도 대기 대순환의 서브시스템이다. 아시아 몬순 같은 대륙과 해양의 분포에 따른 계절풍의 강약이 각 지역의 기후 변동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해양 표면의 흐름인 해류는 지금 언급한 대기의 순환으로 인한 풍계에 영향을 받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계절마다 흐름의 방향이 뒤바끼기도 한다. 그리고 엘니뇨 현상의 발생에 동반하는 해류의 변화처럼 수년마다 흐름이 변동하는 경우도 있다. 대서양 해저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는 해양의 순환이 왕성하지만 빙기에는 순환이 약해지며, 빙기와 간빙기 등 대규모 기후 변화에 해양의 심층수 순환이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최근 들어 해양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북대서양의 해양 순환이 약해진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주목을 받았다. 고위도 지방에 열이나 수증기를 만드는 원동력인 북대서양을 북상하는 해류는 지구가 온난화하면 그 흐름이 약해지리라 예측한다. 그 이유는 육지에 내린 빗물이 하천수가 되어 바다로 유입되거나 그린란드 등의 대륙 빙상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면 표층 바닷물의 밀도가 낮아져, 북대서양에서 심층수로 향하는 흐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북대서양 해류가 약해지면 유럽의 기온은 5도나 낮아질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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